황혼의 나이에 접어들어

수 십 년 동안 떠나 있었던 고국의 산천을 둘러보는 심정은 어떨까요?

60대 재일동포 두 분이 자전거로 전국을 누비며

부모님이 살았던 고국을 하나하나 알아가는 여행을 하고 있어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일본 오사카에 사는 재일교포 고인봉 씨와 박정태 씨가 그 주인공인데요.

지난해 4월 첫 여행을 시작으로 

이번에 7번째로 고국을 찾았습니다.

오늘 집중인터뷰에서는

그 주인공인 재일동포 고인봉 씨를 초대해서

자전거 전국일주를 하게 만든 계기는 무엇인지, 

전국을 돌며 바라보는 고국의 풍경과 느낌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오늘 유애리가 주목한 이 사람은

재일동포 고인봉 씹니다!

고인봉 씨는

1957년 일본 오사카로 건너가서

일본 오사카 경제대학을 졸업했습니다.

1968년 인쇄업체인 KBS 주식회사의 전신인 교문사를 설립해

현재 회장을 맡고 있고

일본 민족학교인 백두학원 건국유,초,중,고등학교 이사를 맡고 있습니다.

고 선생님, 어서 오십시오. 반갑습니다.

MC유애리: 아주 간편한 복장으로 오셨어요. 자전거 탈 때의 복장인가요?

고인봉: 자전거 타는 복장이에요.

MC유애리: 조끼도 입으셔서 여러 가지 귀중품도 들어 간 것 같아요. 이번에도 자전거 전국 일주 때문에 귀국하신 거죠? 7번째로 오셨다고요?

고인봉: 작년 4월부터 시작을 해서 금년에 두 번째입니다. 지난달에도 오고.

MC유애리: 이번 일정은 어떻게 됩니까?

고인봉: 이번엔 5월 2일까지, 진도. 이번에 진도가 바다가 열리는.

MC유애리: 바닷길이 열리는 때죠.

고인봉: 거기에 맞춰서 거기에 가려고 합니다. 진도를 돌면서 귀국하는 것은 부산이니까, 섬을 좀 돌다가 부산을 통해 돌아갑니다.

MC유애리: 고인봉 선생님과 박정태 선생님, 이렇게 두 분이 함께 전국 자전거 여행을 하고 계신데요, 맨 처음에 어떻게 이런 여행을 계획하게 되셨어요?

고 인봉: 박정태 씨하고 저하고 같은 업종, 인쇄업을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인쇄업 하는 사람끼리 서로 가끔 모여서 우리가 같은 재일교포라는 걸 알고, 그래서 서로 친하게 됐어요. 저는 한국에서 살아본 적 있으니까 한국에 대해서 조금은 알고 있지만, 박정태 씨는 잘 몰라요. 그래서 가보고 싶다고 해서. 걸어서 가려면 많이 시간이 걸릴 것 같고, 자동차로 돌아다니려면 재미가 없겠고, 그러면 자전거가 좋겠다, 그래서 자전거로 고국을 돌아보려고 한 거죠.

MC유애리: 고 선생님 연세가 어떻게 되십니까?

고인봉: 67되나? 68되나?

MC유애리: 몇 년생이세요?

고인봉: 1941년생입니다.

MC유애리: 그리고 함께 여행하시는 박정태 씨는요?

고인봉: 박정태는 예순 둘.

MC유애리: 두 분 다 60대시네요. 자전거로 여행. 체력 소모가 보통 드는 게 아닐 것 같거든요?

고 인봉: 그런데 자전거로 달리는 것만이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목적이 뭐냐면, 가다가 사람을 만나면 서로 말을 나누기도 하고. 좌우간 여행을 하는 게 계획을 짜서 가는 게 아니라 그냥 그때그때, 달리다가 해가 저물면 그럼, 잠을 자 볼까.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서 여기서 재워주세요, 해서. 좌우간 어디까지 갈지는 정해지지 않아요.

MC유애리: 숙박은 어디서 할지, 대부분 예약을 하지 않으시고요.

고인봉: 대부분이 찜질방이에요.

MC유애리: 찜질방이요?

고인봉: 오늘도 찜질방에서 자요. 참 편하거든요. 싸고요.

MC유애리: 일본에도 찜질방이 있습니까?

고인봉: 일본엔 없어요.

MC유애리: 그러면 여행하시고 피곤한 몸을 푸는 목욕도 하고, 지지기도 하고요, 값도 싸고요, 식사도 해결하시고요. 정말 멋진 여행을 하고 계시네요. 하루에 보통 자전거로 달리는 거리가 얼마나 되세요?

고인봉: 얼마 안 돼요. 한 30킬로미터 정도 밖에 안 가요.

MC유애리: 긴 거리 안 가시고 어떻게 보면 천천히 여행하시네요. 그래서 보는 것도 많으시겠는데요?

고 인봉: 그러니까 어떤 때는 전혀 달리지를 못 합니다. 예를 들어서 작년에 제일 나중에 간 곳이 제주도인데, 제주도는 일주일 돌았는데, 결국 반 밖에 못 봤어요. 물론 한라산도 올라가고. 거기는 자전거로 안 가지만. 그 근처까지 가서 위에는 걸어서 올라가죠. 금년 지난번에는 경주에 갔거든요. 경주도, 경주를 달리는 것보다도 구경하는 데 시간이 더 많이 걸리죠. 경주도 결국 밥은 시장, 경주역 앞에 시장 있거든요. 그 시장에 들어가서 거기서 거기서 돼지국밥 먹고, 또 찜질방 어디 있냐, 했더니 좋은 데 가르쳐줘서 거기서 자고.

MC유애리: 그렇게 여행하시면 여행 경비가 얼마 안 드셨겠는데요?

고인봉: 경비 얼마 안 들어요.

MC유애리: 또 엔고현상 때문에 더 편하시겠어요.

고인봉: 그러니까 더 좋죠. 찜질방 값이 일본 돈으로 봐서 한 500엔 밖에 안 되거든요. 예를 들어서 일본에서 그런 여행을 하면....

MC유애리: 똑같은 여행을 한다면요?

고인봉: 10배는 더 들어요.

MC유애리: 열 배는 더 드시는군요. 그래서 여행 오실 때 즐거운 마음이시겠는데요.

고인봉: 여행을 시작한다고 하면 둘 다 마음이 들떠요. 곧 간다, 간다. 그리고 음식이 맛있거든요. 싸고 맛있고. 돌아다니면서 그곳 그곳의 맛이 좋고요.

MC유애리: 오늘은 자전거로 고국 전국 일주를 하고 있는 재일동포 고인봉 씨를 초대해서 자전거로 돌며 바라보는 고국 풍경은 어떻게 느끼시는지, 말씀 듣고 있습니다.

이렇게 자전거로 고국을 돌아보겠다, 이런 계획을 발표했을 때 가족들 반응은 어땠습니까?

고인봉: 처음에는 위험하지 않냐. 그걸 좀 걱정했는데, 요새는 괜찮아요.

MC유애리: 들어오실 때요, 자전거 가져오시고요, 어떤 장비를 갖고 오십니까?

고인봉: 비디오카메라 두 대하고, 속옷 한 3벌. 그뿐이죠.

MC유애리: 배낭하나.

고인봉: 배낭하나.

MC유애리: 아주 단촐하게 여행을 하시는데요, 지금까지 돌아본 곳을 좀 말씀해주십시오. 제주도 다녀오셨고요.

고 인봉: 제일 처음은 부산. 부산에 도착해서 부산에서 전라도 쪽, 서쪽으로 서쪽으로 가요. 그러니까 창원, 통영, 거제도, 사천, 그리고 지리산 올라갔어요. 청학동 갔어요. 청학동 참 좋았어요. 그리고 제주도. 지금은, 이번에는 섬 쪽으로, 전라도 중심으로 도는 거죠. 이제는 거꾸로 전라도에서 부산 쪽으로 갈 예정이에요.

MC유애리: 지금까지 다녀보신 곳 중에 정말 인상 깊었던 곳은 어딥니까?

고 인봉: 제일 좋은 곳은 제주도예요. 제주도가 참 자전거 달리기가 좋아요. 참 한국은 일본보다 자전거가 달리기가 어려워요. 이 방송을 듣는 나랏일 하시는 분들이 자전거 길을 만들어줬으면 해요. 일본에는 시장 갈 때도 자전거를 타고 가서 보고 하는데, 여기 한국 사람들 보니까 주부들 시장 갈 때도 차를 타고 가는 것 같아요. 자전거로 가면 참 좋은데.

MC유애리: 일본은 자전거 도로가 잘 돼 있습니까?

고인봉: 잘 돼 있어요. 한국보다는.

MC유애리: 자전거로 보는 고국산천의 모습은 또 어떻게 느껴지셨습니까?

고인봉: 그야말로 아주... 저 자신이 6․25 때 한국에서 살았는데, 그때보다 산천이 파랗고 아주 나무 같은 것도 풍성하고 경치가 참 좋아요. 모든 게 참 좋아요.

MC유애리: 그리고 음식 맛도 각 지역마다 다르고요. 뭐가 제일 맛있었습니까? 돼지국밥 말고요. 다른 음식도 골라주세요.

고인봉: 제일 맛있던 게 제주에서 먹은 전복죽이에요. 이렇게 맛있는 게 있을까. 전복죽 일본에서도 먹어보고 서울에서도 먹어보긴 했는데, 그런데 제주에서 먹었던 전복죽이 참 맛있었어요.

MC유애리: 직접 자전거 여행을 하면서 느끼는 고국, 다를 듯 싶은데요?

고 인봉: 사람들이 아주 다들 친절해요. 좌우간 지금까지 우리 둘이서 만약, 혹시나 이상한 사람 만나서 도둑을 당할지도 모르겠다. 그것도 물론 각오를 해야지. 뭔가 나쁜 사람을 만나서 싸울 일도 생길 가능성도 있지 않느냐. 그런데 지금까지 그런 적은 한 번도 없고, 모두가 친절하고, 뭐랄까. 말 할 수가 없어요.

MC유애리: 재일동포라는 것을 밝히고 다니셨습니까?

고인봉: 네. 재일동포라는 걸 알고. 또, 아마 이 나이에 자전거를 들고, 타고 돌아다니는 게 신기한 가 봐요.

MC유애리: 같이 여행을 하시는 박정태 선생님은, 선생님보다는 손아래시고요. 그런데 우리말을 잘 못하시나요?

고인봉: 잘 못 해요.

MC유애리: 그럼, 통역도 해가시면서?

고인봉: 네, 제가 통역도 하면서.

MC유애리: 그분 느낌은 어떻다고 하던가요?

고 인봉: 그 사람은 처음 왔을 때, 울었어요. 이게 자기 고향이냐. 왜 그러냐면, 창원에 갔거든요. 그 사람의 고향이 창원이에요. 창원에 자기 아버지가 태어난 곳을 찾아갔어요. 찾아가서 그걸 보고 아, 여기가 아버지가 사셨던 곳이구나. 또, 차로, 부산 바다 위에 큰 다리가 있어요.

MC유애리: 광안대교요.

고인봉: 그걸 건너면서 그 경치를 보니까 너무도 발전상을 보고. 아, 이게 우리 조국인가. 내가 지금, 오늘로써 한국 사람으로 태어난 게 이렇게 좋았다고 느낄 정도로. 울어요.

MC유애리: 고 선생님도 혹시 눈물 흘리신 적 있으십니까?

고인봉: 저도 자주 흘리죠.

MC유애리: 언제 흘리셨어요?

고인봉: 그때그때, 뭐랄까. 제가 옛날에 한국에 살았기 때문에 어릴 때 고생했던 비슷한 곳을 보잖아요. 그런 거 보면 그때 생각이 나서 이렇게 변화했구나, 해서 혼자 글썽, 하죠.

MC유애리: 사람들을 만나면서 동포가 이런 것이구나, 하고 많이 느끼셨을 텐데요, 일본 사회에 사시면서 느꼈던 일본인의 정서, 한국인의 정서, 차이를 많이 느끼셨을 듯 싶습니다.

고 인봉: 물론 일본사람들도 참 친절하고 한데, 어떤 사람의 경우. 표면적으로는 다 친해요. 그런데 뒤에서 안 좋은 마음을 가지고 있는 걸 느낄 때가 있어요. 그런데 많이 좋아졌어요. 옛날에 비해서. 저희들이 학교 나와서 일자리 찾아다닐 때에 비해서 그래도 어느 정도, 한국 사람도 써주고 해요.

MC유애리: 전보다 차별이 좀 덜 해졌다는 얘기지만, 그래도 우리 같은 동포들끼리 느끼는 정하고는 차이가 있죠?

고인봉: 틀리죠. 왜냐하면 우리들도 같은 고향 사람이랄까, 같은 고국 사람들이기 때문에 근처에 일본 사람이 없으면 말이 그냥 바른 말이 나와요. 그런데 일본 사람이 섞여 있으면 바른 말이 안 나와요. 좀 겉으로 그런 말을 해요.

MC유애리: 그래서 이렇게 자전거 여행을 오실 때마다 어머니 품에 안기는 느낌도 받으시겠는데요. 지금 계속 말씀하시면서도 즐거운 모습이십니다.

오늘은 자전거로 고국 전국 일주를 하고 있는 재일동포 고인봉 씨를 초대해서 자전거 전국 일주를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또 전국을 돌며 느끼는 고국 풍경은 어떠신지, 말씀 듣고 있습니다.

고인봉 선생님께서 57년도에 일본으로 건너가셨는데요, 어떤 계기가 있으셨습니까?

고 인봉: 저는 일본에서 태어났거든요. 그런데 해방 직후에, 2년 후에, 다들 고국에 돌아간다고 할 때, 어머니하고 저하고 셋이서 한국에 돌아왔습니다. 돌아왔다가 6·25전쟁이 일어나서 학교도 못 갔는데, 학교를 다녀야된다고 해서 아버지가 계시는 오사카로 다시 돌아간 거죠.

MC유애리: 일본에서 재일동포에 대한 일본인들의 인식, 변화가 많았을 듯 싶은데요.

고 인봉: 정말 많아요. 나이 든 분들이 차별이 좀 있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어떤 집에서 근처에 한국 애하고 어린이가 놀면, 조센징하고 놀면 안 된다. 그런 식으로 어른이 말할 때가 있었거든요. 그게 점점 없어져서 세대가 바뀌면서 그게 좀 덜 해졌어요.

MC유애리: 요즘 일본 젊은이들은 한국에 대해서 어떻게 인식을 하고 있습니까?

고 인봉: 지금은 아주 좋아해요. 더욱이 요즘 한류 때문에. 그리고 드라마가 아주 많이 방송을 하고 있거든요. KBS 월드라는 방송이 쭉 하고 있고. 그러니까 방송을 보는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팬이 많이 생기고. 그래서 이미지가 바뀌고. 그리고 한국에 나오잖아요. 한국에 나와서 보면 마음이 바뀌어져요.

MC유애리: 그런데 재일동포들이 일본에 정착해서 사시는 데는, 사실은 남모를 고민도 많으실 듯 싶습니다.

고 인봉: 본명으로 생활하기 힘들어요. 저 자신은 본명을 쓰고 있지만. 많은 분들이 일본 사람 같은 이름으로 해서 아예 자기가 한국 사람이라는 걸 표현하지 않고. 나중에 알면 할 수 없지만. 그렇지 않으면 보통 때는 일본 사람인 척 하면서 살아요.

MC유애리: 그러면서 국적은 아직 바꾸지 않은 분들이 많으시고요.

고인봉: 아직 많이 있습니다.

MC유애리: 그런데 지난번에, WBC 세계야구선수권 대회에서 우리가 마지막에 일본에게 아깝게 졌습니다만, 잘 했죠?

고 인봉: 잘 했습니다. 그때도 한국에 있었어요. 그때는 배를 타서 배 안에서 경기가 시작을 해서, 내려서 버스에서도 방송을 했고, 내려서 점심시간에 식당에서 경기 보면서 거기서 끝났죠. 그때는 우리 둘이서 잘한다, 잘한다, 하면서. 정말 아주 응원 많이 했습니다.

MC유애리: 감격적이셨고요. 오늘은 자전거로 고국 전국 일주를 하고 계시는 재일동포 고인봉 씨를 초대해서 전국을 돌며 바라보는 고국 풍경을 어떻게 느끼시는지 말씀 듣고 있습니다.

그런데 고인봉 선생님 명함을 보니까요, 세계 언어가 다 있습니다. ‘세계 사람들이 서로 이해하자’, 이런 글귀가 있고요. 그리고 저희 자회사인 줄 알았어요. KBS. 인쇄소 이름이 똑같습니다.

고 인봉: 저희가 처음에 인쇄할 때는 한국어 인쇄를 했어요. 처음에는 한국어만, 한국어 전문 인쇄소를 하고 있었는데 일본에서 올림픽 한 이후로 점점 다국화 돼서 여러 가지 다국어를 쓰기 시작했거든요. 그랬더니 손님이, 한국어 되면 중국어도 되지, 하면서 해보라고 하거든요. 그래서 했더니 됐어요. 그리고 중국어 되면 영어도 되고 타이어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했더니 돼요. 그래서 다국어 인쇄소가 됐는데, 다국어 인쇄면, 교문사라는 이름이 조금 안 좋다, 해서 좀 더 넓게 하기 위해서 영문으로 써야겠다. 영문 이름을 어떻게 하지, 하다가, 교분샤, 를 따서 KBS 했죠. 그래서 우리는 KBS 주식회사라고 이름을 지었어요.

MC유애리: 고인봉 선생님께서는 고국사랑이 남다르셔서 자녀분들에게 한국 이름을 쓰게 하셨고, 부르게 하셨고, 회사 홈페이지에도 즐거운 한국어 강좌를 한다는 것도 알리고 계시네요.

고 인봉: 저는 이 일을, 대학을 졸업해서 인쇄업을 시작했는데, 한국어 인쇄를 하면서 일본에 한글을 퍼트리자. 그런 마음으로 했거든요. 한글이 참 좋으니까 한글을 퍼트리자. 그래서 이 일을 시작했는데, 이 회사는 계속해야겠다. 그런데 내가 나이를 먹으면 없어지니까, 아들한테도 시켜야겠다. 그래서 아들을 한국으로 유학을 보냈습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그래서 사대부고, 고려대학을 나오고 한국 회사에서 한 5년 간 일을 했어요. 그래서 아들이 지금 사장을 하고 있는데, 아들 이름이 고윤남인데, 나보다 더 한국말 잘해요.

MC유애리: 그리고 백두학원, 건국유, 초, 중, 고등학교 이사를 맡고 계시거든요.

고 인봉: 우리 민족학교예요. 건국 학교라는 이름이 나라를 만들자, 건국하자. 만들자 보다도 건국하자라는 의미로 세운 건데, 이게 해방 직후에 생겼어요. 그것도 자기들 힘으로 만든 학교예요. 그래서 자립적인 그런 학교가 돼서, 아주 제가 거기에 다녀봤더니 정말 좋아요. 그래서 아들이 셋 있지만, 다 거기에 다니게끔 했어요.

MC유애리: 지금 학생 수가 얼마나 됩니까?

고인봉: 얼마 안 돼요. 600명 정도 밖에 안 돼요.

MC유애리: 사실 이 학교를 다닐 수 있는 동포 학생 수는 많지만 여건이 잘 안 되나보죠.

고인봉: 좀...이게 하나의 문제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어떻게 더 PR을 해서 모집을 많이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겠냐. 그것도 좀 고민이 돼요.

MC유애리: 계속 일본에서 태어나고 있는 동포 자녀들, 이 어린이들이 한국에 대해서 자긍심을 자고, 고국이 무엇인가를 어른들이 많이 알려주셔야 하는데요.

고 인봉: 그게 점점 희미해져가고 있거든요. 그래서 이것도, 우리들의 아버지, 할아버지들 언젠가 한국에, 고국에 돌아간다는 마음이 있었는데, 지금 사람들은 일본에서 산다, 대부분이 그거거든요. 그러니까 일본에서 살려면 한국어 몰라도 되지,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도 많아지고 있어요. 저는 그건 좀... 물론 일본에서 살아나가기 위해서 일본 공부를 해나가야 하지만 그래도, 자기의 얼만은 잊지 말고 계속 이어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MC유애리: 그런 의미에서 박정태 선생님과 고인봉 선생님, 두 분이서 자전거로 전국 일주를 하시는 게 참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지금 계획으로 보면 북한까지 가야 전국을 돌았다고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고인봉: 네. 그러니까 최후에는 자전거로 삼팔선을 넘어갈 계획입니다.

MC유애리: 언제쯤 될까요?

고인봉: 글쎄, 그게 언제 될지. 될 때까지 노력을 해보겠습니다.

MC유애리: 그래서 백두산에 태극기를 꽂는 날, 그러고 나서 방송 다시 한 번 하셨으면 좋겠는데요.

고인봉: 그렇게 하죠. 머지않아 그런 날이 오지 않을까.

MC유애리: 그 여행이 끝나면 또 어떤 계획이 있으십니까?

고인봉: 어떻게 될지. 좌우간 제 다리가 움직이는 한 계속 해보겠습니다.

MC유애리: 건강하시고 즐거운 여행되시길 빌겠습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고인봉: 네.

집중인터뷰, 오늘은 자전거로 고국 전국 일주를 하고 있는

재일동포 고인봉 씨를 초대해서

자전거 전국일주를 하게 된 계기와

전국을 돌면서 바라보는 고국의 풍경에 대해서

얘기 나눴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유애리였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